성경강해

<聖經> 사사기12:1-15

<題目> 입산엘론압돈의 활약

 

<序言>

  전 장에서는 사사 입다가 이스라엘을 암몬 족속으로부터 구원한 사건을 보았습니다. 본 장에서는 입다가 암몬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뒤 에브라임 지파가 시기하여 대적하고 므낫세 지파의 길르앗 사람들과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이 전쟁을 하여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이 42,000명이나 죽은 내전의 사건이 나옵니다. 입다가 내전을 종식시킨 이후 사사 입산과 엘론과 압돈이 치리하는 동안 32년 동안 이스라엘이 평안을 얻은 내용이 나옵니다. 내용구조는 에브라임 사람들의 시비와 결과(1-7절), 사사 입산의 활동(8-10절), 사사 엘론의 활동(11-12절), 사사 압돈의 활동(13-15절)으로 되어 있습니다.

 

<本論> 

        1. 에브라임 사람들의 시비와 결과 (1-7절)

 

  1 에브라임 사람들이 모여 북쪽으로 가서 입다에게 이르되 네가 암몬 자손과 싸우러 건너갈 때에 어찌하여 우리를 불러 너와 함께 가게 하지 아니하였느냐 우리가 반드시 너와 네 집을 불사르리라 하니

  2 입다가 그들에게 이르되 나와 내 백성이 암몬 자손과 크게 싸울 때에 내가 너희를 부르되 너희가 나를 그들의 손에서 구원하지 아니한 고로

  3 나는 너희가 도와 주지 아니하는 것을 보고 내 목숨을 돌보지 아니하고 건너가서 암몬 자손을 쳤더니 여호와께서 그들을 내 손에 넘겨 주셨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오늘 내게 올라와서 나와 더불어 싸우고자 하느냐 하니라

 

  사사 입다(Jephthah)가 요단강 동편 길르앗 지방에서 암몬 족속을 크게 물리치고 이스라엘의 길르앗 사람들을 그들의 압제에서 구원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암몬과의 전투에서 크게 승리한 후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이 수만 명이 모여 요단강을 건너 북쪽으로 이동하여 입다에게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입다에게 왜 암몬과 싸우러 갈 때에 자기들을 부르지 않았느냐고 시비를 걸면서 반드시 입다와 입다의 집을 불사를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불사른다는 것을 싸워 진멸시킨다는 의미입니다 (9:15). 그들은 입다가 암몬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하여 입다가 영광을 얻고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사사가 된 것을 시기하여 입다가 자기들을 부르지 않았다고 아예 입다와 전투를 하여 징계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입니다. 하지만 입다는 그들의 말에 반박했습니다. 입다 자신이 백성들과 암몬 족속과 전쟁을 할 때에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을 불렀으나 그들이 오히려 모른 채 하고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입다와 그를 따르는 백성들은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자 그들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고 전심으로 암몬 족속과 싸웠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하나님이 암몬 족속을 이기게 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 싸우자고 하냐는 것입니다.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을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도와 주지 않았기 때문에 입다에게 책임이 없다는 것이고, 하나님이 암몬 족속을 이기게 해 주셨기 때문에 암몬 족속도 이기게 해 주신 하나님이 자기와 함께 하고 있는데 어찌 대항하여 싸우려고 하느냐는 것입니다.    

 

  에브라임 지파는 요단강 서편 중부에 살고 있었고 므낫세 지파의 절반은 요단강 동편 북부에 살고 있었습니다. 입다는 요단강 동편 길르앗 사람으로서 므낫세 지파의 한 분파인 마길의 아들 길르앗의 후손이었습니다 (민26:29). 그리고 암몬 자손이 압제한 지역은 요단강 동편 지방이었고 암몬 족속이 전쟁을 벌이려고 모인 곳도 길르앗 지방이었습니다. 입다가 암몬 족속과 전쟁을 할 때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에게도 연락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전쟁 지역이 자기들이 사는 곳과 상관이 없는 지역이고, 더욱이 경쟁관계에 있는 므낫세 지파의 길르앗 후손인 입다가 군 사령관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전쟁에 참여하기를 꺼렸을 것입니다.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은 입다가 암몬 족속과 힘들게 전쟁을 할 때는 정작 모른채 하다가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입다가 영광을 받아 사사가 되니 시기하여 자기들의 힘을 과시하여  입다의 권세를 꺾으려는 것입니다.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은 기드온 때에도 그런 불문을 가지고 기드온에게 항의한 적이 있었습니다 (8:1-3). 기드온이 300명의 용사로 미디안 연합군을 격퇴하고 도망하는 미디안 연합군을 납달리 지파와 아셀 지파와 므낫세 지파에게 추격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에브라임 지파에게 요단강 수로를 장악하고 퇴로를 막으라고 했습니다. 에브라임 사람들은 도망하는 미디안 연합군의 잔군들을 잡고 그들의 대장(방백) 오렙과 스엡을 잡아 죽였습니다. 그런데 그 전투가 승리로 일단락되자 에브라임 지파가 기드온에게 항의했습니다. 미디안 연합군과 처음에 싸우러 나갈 때 왜 자기들은 부르지 않았느냐는 것입니다. 기드온이 처음에 사자를 보내어 부른 지파는 스블론 지파와 납달리 지파와 아셀 지파와 므낫세 지파입니다. 그리고 일단 승리 기선을 잡아 미디안 연합군이 도망할 때도 납달리 지파와 아셀 지파와 므낫세 지파에게 사자를 보내어 도망하는 미디안 연합군을 추격하게 했습니다. 맨 나중에 에브라임 지파에게 요단강 수로에서 도망하는 자들을 잡게 했습니다. 그래서 에브라임 지파는 맨 나중에 불렀으니 왜 처음부터 부르지 않았느냐고 불평한 것입니다.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은 자기들이 이스라엘의 주도적인 지파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다른 지파에게 주도권이 넘어가려 한다는 생각이 들면 어김없이 불평하고 항의하고 대적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자들입니다. 이스라엘의 조상인 야곱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자기를 통해 내려가는 장자권을 실제 장자인 르우벤에게 주지 않고 요셉에게 주었습니다. 요셉이 가진 장자권은 실제 장자인 므낫세에게 주어지지 않고 에브라임에게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은 항상 자기들이 이스라엘의 대표 지파로서 이스라엘의 주도권을 자기들이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미디안 연합군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한 사사 기드온도 므낫세 지파였기 때문에 전쟁 승리 후에 자기들을 왜 먼저 부르지 않았으냐고 항의했고 본문에 나오는 암몬 족속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한 사사 입다도 므낫세 지파였기 때문에 승전 후에 왜 자기들을 부르지 않았느냐고 항의한 것입니다. 이번에는 아예 입다와 므낫세 지파 사람들과 전투를 하려고 멀리까지 온 것입니다.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은 오랜 후에 솔로몬왕 이후 르호보암 때 앞세워 주도적으로 10지파를 선동하여 여로보암을 앞세우고 이스라엘을 남북 왕국으로 분열시킵니다 (왕상11:26). 솔로몬왕이 죽은 후 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를 중심으로 솔로몬왕의 아들 르호보암을 왕으로 세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에브라임 지파가 주도권을 빼앗기자 다른 10지파를 선동하여 애굽에 망명한 정치인 여로보암을 앞세워 왕으로 세웠습니다. 그로 인해 이스라엘이 북왕국와 남왕으로 나뉘고 이스라엘이 망하여 바벨론에 포로 잡혀 갈 때까지 지속됩니다. 에브라임 지파는 기질적으로 불평하는 자들로서 이스라엘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기드온 때에는 기드온의 훌륭한 지도력으로 설득하여 문제가 봉합되었지만 본문에 나오는 입다 때에는 입다가 속한 므낫세 지파를 중심한 길르앗 사람들과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 간에 전투를 하여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이 42,000명이나 죽습니다 (6절).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올 때 1차 인구조사에서 에브라임 지파의 장정 수가 40,500명이었습니다 (민1:33). 물론 시대가 지났기 때문에 그 수가 더 많아졌겠지만 그렇다 손치더라도 그 수를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가 죽은 것입니다. 솔로몬왕 이후에도 나라를 가르고 북왕국 전체가 하나님의 율법을 떠나고 우상을 섬기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어느 때에나 공동체가 어떤 일을 이루었을 때 기질이나 성품적으로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체의 일이 잘되어도 자기들의 공으로 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럴 땐 공동체 전체의 분열이 일어나기도 하고 피비린내 나는 다툼으로 상처를 안기도 합니다. 공동체가 분열되면 모두에게 고통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런 마음을 갖지 않아야 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런다면 그런 말에 동조하지 말아야 합니다.

 

  4 입다가 길르앗 사람을 다 모으고 에브라임과 싸웠으며 길르앗 사람들이 에브라임을 쳐서 무찔렀으니 이는 에브라임의 말이 너희 길르앗 사람은 본래 에브라임에서 도망한 자로서 에브라임과 므낫세 중에 있다 하였음이라

  5 길르앗 사람이 에브라임 사람보다 앞서 요단 강 나루턱을 장악하고 에브라임 사람의 도망하는 자가 말하기를 청하건대 나를 건너가게 하라 하면 길르앗 사람이 그에게 묻기를 네가 에브라임 사람이냐 하여 그가 만일 아니라 하면

  6 그에게 이르기를 쉽볼렛이라 발음하라 하여 에브라임 사람이 그렇게 바로 말하지 못하고 십볼렛이라 발음하면 길르앗 사람이 곧 그를 잡아서 요단 강 나루턱에서 죽였더라 그 때에 에브라임 사람의 죽은 자가 사만 이천 명이었더라

  7 입다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된 지 육 년이라 길르앗 사람 입다가 죽으매 길르앗에 있는 그의 성읍에 장사되었더라

 

  입다가 므낫세 지파의 길르앗 지방 사람들을 중심으로 암몬 족속을 물리친 다음에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이 군사를 이끌고 입다에게 항의하고 징계를 하려고 했습니다. 전쟁에 자기들을 부르지 않고 입다가 주도권을 가지고 승리한 것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습니다. 입다는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이 싸우려고 온 것을 알고 그들을 대항하기 위해 길르앗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입다가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이 말하기를 길르앗 사람들은 원래 에브라임 지파에서 도망한 사람들이라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길르앗 사람들이 분노하여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을 대적하기 위해 입다에게 모였습니다. 입다는 그들을 모아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과 전투를 했습니다. 전투에서 입다를 따르는 길르앗 사람들이 승기를 잡았고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은 자기들 땅으로 도망하려고 요단강을 건너려 했습니다. 길르앗 사람들은 그것을 알고 요단강 나루턱에 먼저 도착하여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단강을 건너려는 사람마다 에브라임 지파에 속한 자인지 묻고 에브라임 사람이라고 하면 죽였습니다. 그런데 에브라임 사람들이 자신이 죽을 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에브라임 사람이라고 밝힐 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길르앗 사람들은 에브라임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쉽볼렛'을 발음하게 해 봐서 '십볼렛'이라고 하면 에브라엠 사람인 줄 알고 죽였습니다. '쉽볼렛'은 히브리어로서 '개울' '시내'의 뜻입니다. 그런데 에브라임 사람들은 '쉽볼렛'을 '십볼렛'으로 발음했습니다. 그들은 오랫동안 요단강 서편에서 살면서 히브리어 알파벳 '쉰'(sh)을 발음하지 못하고 '싸멕'(s - 거친 s 소리)으로 발음을 했습니다. 그로 인하여 입다가 이끄는 길르앗 사람들과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 간의 내전으로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이 완전히 패배했고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의 죽은 수가 42,000명이나 되었습니다. 물론 시대가 많이 지났기는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올 때 1차 인구조사에서 에브라임 지파의 장정 수가 40,500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많은 수가 죽은 것입니다 (민1:33). 입다는 그렇게 내전을 통해 에브라임 지파를 진압하고 사사로 6년 동안 있다가 죽었습니다. 그가 6년 후에 죽은 것을 보면 자연사는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에브라임 지파는 이스라엘 전체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려고 다른 지파에서 영광을 얻으면 견디지 못하고 불평하고 항의하고 대적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을 대하는 데 있어서 기드온과 입다는 전혀 달랐습니다. 므낫세 지파에 속했던 기드온은 300명 용사로 미디안 연합군을 물리친 다음에 도망하는 미디안 연합군을 므낫세, 납달리, 아셀 지파에게 추격을 하게 했고 에브라임 지파에게는 요단강 나루에 있다가 요단강을 건너 도망하려는 패잔병들을 치라고 했습니다.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은 요단강 나루에 잠복해 있다가 요단강을 건너려는 패잔병들을 치고 대장 오렙과 스엡을 죽이는 전공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전쟁이 일단락된 다름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은 기드온에게 왜 자기들을 처음부터 부르지 않았느냐고 항의했습니다. 그 때 기드온은 그들에게  "~내가 이제 행한 일이 너희가 한 것에 비교되겠느냐 에브라임의 끝물 포도가 아비에셀의 맏물 포도보다 낫지 아니 하냐. 하나님이 미디안의 방백 오렙과 스엡을 너희 손에 넘겨 주셨으니 내가 한 일이 어찌 능히 너희가 한 것에 비교되겠느냐 하니라~"고 했습니다 (8:1-3). 맏물포도는 처음 따는 포도이고 끝물포도는 맨 나중에 따는 포도입니다. 맏물포도에 비해 끝물포도는 맛이 더 시고 질도 더 뒤떨어집니다. '아비에셀'은 기드온이 속해 있는 므낫세 지파의  가문으로서 기드온과 처음부터 함께 하여 전투 내내 함께 한 자들고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은 전투 끝에 참여하여 패전병들을 잡는 일만 한 자들입니다. 그러고 보면 객관적으로는 기드온이 속한 므낫세 지파가 더 큰 일을 한 자들이고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은 마지막에 누구나 세울 수 있는 공만 세운 것입니다. 말하자면 므낫세 지파가 맏물포도이고 에브라임 지파는 끝물포도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기드온은 끝물포도인 에브라임 지파가 맏물지파인 므낫세 지파(아비에셀 가문)보다 더 낫다고 했습니다. 도망하는 미디안 연합군 대장(방백) 오렙과 스엡을 죽인 일을 근거로 에브라임 지파가 므낫세 지파보다 더 나은 일을 했다고 칭찬을 한 것입니다. 그러자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은 분이 풀려 돌아갔습니다. 사실은 기드온은 잘못 한 것이 없고 에브라임 사람들이 잘못한 것입니다. 이스라엘 전체의 승리를 위한 작전을 펴게 해서 이스라엘 전체가 승리했으면 그것으로 잘된 일인데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은 자기들의 주도권을 므낫세 지파 아비에셀 가문 사람들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하여 항의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드온은 잘못한 그들에게 공격적으로 대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칭찬하므로 그들의 분노를 가라앉게 했습니다. 기드온의 정신은 이스라엘 전체가 잘되어야 한다는 정신이었고 분열 현상이 있을 때 지혜롭게 대처했습니다 (잠15:1). 그러므로 인하여 이스라엘 전체가 분열되지 않고 화합되었습니다.

 

  그에 비해 입다는 잘못한 에브라임 지파에 대해 공격적으로 대처했습니다. 기드온과 입다는 살아온 배경 자체가 다릅니다. 기드온은 농부의 아들로서 농사를 짓는 사람이었고 미디안 사람을 두려워 하여 포도즙 틀에서 탈곡을 한 자였고 하나님이 부르실 때 계속해서 표징을 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입다는 어렸을 때 형제들에게 쫓겨나 돕 땅에서 살았고 불량배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지도자가 되었고 돕 땅을 침입하는 잦은 전투를 하였고 암몬 족속과 전쟁을 하러 나갈 때 하나님이 암몬 족속을 붙여 주시면 전쟁 후에 누구든지 제일 먼저 나온 자를 번제물로 드리겠다고 깊은 생각없이 서원을 했고 전쟁 후 집에 돌아왔을 때 무남독녀인 딸이 나오는 것을 보고 통곡했으나 자기가 한 번 한 서원에 대해 번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면들을 보면 입다는 신의를 지키는 사람이면서도 어떤 일에 단호하게 결정하고 돌이키지 않는 성품인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잘못이 없고 오히려 암몬 족속에게서 이스라엘을 구하느라 목숨 내놓고 수고했는데 오히려 자기의 잘못을 질책하는 에브라임 지파에 대해 분노하여 길르앗 사람들을 모아 그들과 전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 사람들끼리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했고 에브라임 사람들이 4,200명이나 죽었습니다. 외관상으로 진압은 했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상처가 남았을 것이고 마음으로 서로 원한을 가졌을 것입니다.

 

  오늘날 신앙 공동체에서도 언제나 에브라임 지파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 기드온처럼 그들을 위로와 격려와 칭찬과 축복을 할 수도 있고, 입다처럼 그들의 잘못을 정죄하고 처벌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결과적으로 공동체가 파괴되는 쪽을 선택하지 말고 공동체가 회합되는 편을 선택하야 합니다. 사안 자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서로 싸매고 회복시키고 화합시키는 편을 택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 나라에서 요구되는 지도력(leadership)입니다. 마태복음5:9에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고 했습니다.

 


        2. 사사 입산의 활동 (8-10절)

 

  8 그 뒤를 이어 베들레헴의 입산이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었더라

  9 그가 아들 삼십 명과 딸 삼십 명을 두었더니 그가 딸들을 밖으로 시집 보냈고 아들들을 위하여는 밖에서 여자 삼십 명을 데려왔더라 그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된 지 칠 년이라

  10 입산이 죽으매 베들레헴에 장사되었더라

 

  사사 입산(Ibzan)은 7년 동안 있었습니다. 입산은 사사로 있는 동안 관심을 끌만한 활동이 없었습니다. 평범한 활동을 했습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많은 자녀를 낳았고 그 많은 자녀를 결혼시켰다는 것입니다. 아들 30명, 딸 30명, 도합 60명을 낳았습니다. 딸 30명을 으로 시집을 보냈고 며느리 30을 에서 데려왔다고 했습니다. '밖으로'가 개역성경에서는 '타국으로'로 번역했는데 개역개정에서 '밖으로'로 개정했습니다. '으로'(히.하후차)의 기본형 '후츠'의 원래 의미는 '벽으로부터 분리하다'는 뜻입니다. 즉 지정된 범주의 밖(outside)을 말합니다. 그 범주가 나라(국가)라면 '후츠'는 다른 나라 곧 외국을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범주가 지파라면 다른 지파를 말할 것입니다. 만일 사사가 자녀들의 결혼을 다른 나라 사람들과 시켰다면 율법에서 금한 이방통혼을 한 행위로서 성경이 잘못됨을 지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격이 그에 대해 잘못했다고 지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당시 사사들의 활동이 지파 개념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점들을 감안한다면 사사 입산이 자녀들을 결혼 시킨 대상은 외국이 아니라 다른 지파나 다른 가문을 말한 것일 것입니다. 그래서 영어성경 중 KJV역(abroad)을 제외한 대부분의 성경은 'outside (the family)'(NASB)나 'outside his clan'(NIV)으로 번역했습니다. 우리 성경 공동번역에서는 '일가 아닌 사람들에게'라고 했고, 현대어 성경에는 '다른 씨족 사람들에게'라고 했습니다.

 

  입산은 대인관계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입산이 아들들과 딸들을 다른 지파나 다른 가문에 결혼을 시킨 것은 아마도 정략적으로 다른 지파들과 유대관계를 강화하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그는 나라가 위태로울 때는 지파간 가문간 일체성을 가지지만 평화로울 때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지파간 분열을 막고 화평이 있게 하기 위해 정략적 결혼을 시킨 것입니다. 그는 무엇보다도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한 것니다. 가정에서나 교회에서나 직장에서나 훌륭한 리더가 되려면 사람을 중요시 하고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기능과 구조와 제도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들은 사람을 위한 방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을 잡는 사람이 성공하게 됩니다.  

 


        3. 사사 엘론의 활동 (11-12절)

 

  11 그 뒤를 이어 스불론 사람 엘론이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어 십 년 동안 이스라엘을 다스렸더라

  12 스불론 사람 엘론이 죽으매 스불론 땅 아얄론에 장사되었더라

 

  사사 엘론(Elon)은 10년 동안 사사로 있었지만 다른 사람에게 드러낼 만한 사역이 없었습니다. 활동에 대한 기록은 없고 그저 사사로 10년 있다가 죽어 장사되었다는 내용 뿐입니다. 난국이 영웅을 만들어 낸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드온이나 입다나 삼손같이 이민족의 공격과 압제가 있을 땐 그들에게 이스라엘을 그들 가운데서 구원해야 하는 사역이 요구되었고 그들은 하나님이 주신 힘을 의지하여 그들을 물리쳤습니다. 그러나 엘론이 사사로 있을 때는 그런 위기가 없었습니다. 그러기에 그에게 요구되는 것은 이스라엘이 일상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일을 잘 감당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사역은 위기에서 구한 사건이 없기 때문에 특기할 만한 내용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그를 사사가 아니라고 하지 않았고 사사 자격이 없다고 하지 않았고 사사 활동을 잘못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는 여전히 사사였고 10년 동안 이스라엘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행정적인 일을 잘 감당했습니다.

 

  우리의 인생의 가치가 위기 상황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신앙이 극적인 상황에서만 증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평범한 상황에서 주어진 삶을 성실히 사는 인생도 가치있는 인생입니다. 평범한 사역에서 맡겨진 사명을 충성되게 감당하는 신앙도 훌륭한 신앙입니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성실히 일하고 교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성실히 감당한다면 그 생활을 가치있는 생활입니다. 그 생활이 행복한 생활이고 하나님 앞에 영웅인 것입니다. 내게 맡겨진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성실히 감당하는 자가 영웅인 것입니다. 기독교에서 극적인 회심을 한 자를 알아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평범한 것도 소중한 것입니다. 평범한 인생도 가치 있는 인생입니다. 평범한 생애도 하나님께 인정받습니다.

 


        4. 사사 압돈의 활동 (13-15절)

 

  13 그 뒤를 이어 비라돈 사람 힐렐의 아들 압돈이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었더라

  14 그에게 아들 사십 명과 손자 삼십 명이 있어 어린 나귀 칠십 마리를 탔더라 압돈이 이스라엘의 사사가 된 지 팔 년이라

  15 비라돈 사람 힐렐의 아들 압돈이 죽으매 에브라임 땅 아말렉 사람의 산지 비라돈에 장사되었더라

 

  사사 압돈은 8년 동안 사사로 있었습니다. 압돈은 아들이 40명, 손자가 30명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두 어린 나귀를 타고 다녔습니다. 아들들과 손자들이 나귀를 타고 다니면서 각 성들을 돌본 것으로 추측됩니다. 압돈은 자기 혼자 일하기 보다는 아들과 손자들을 활용하여 사역에 극대화를 가졌습니다. 그는 자손이 많은 것을 분복으로 생각하고 자손들에게 사역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자손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므로 사역을 능률적으로 했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에 평안이 있게 했습니다. 현대어로 말한다면 자손들을 네트워크에 활용한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범주와 영역 안에 있는 자들 가운데는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자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여 협조를 전혀 구하지 않는 자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구해야 합니다. 명석한 두뇌와 유능한 실력과 풍부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자가 혼자 일하는 것보다, 부족하고 연약하고 평범해도 가족 구성원들에게 도움을 구하여 협력을 받아서 일하는 사람이 성공률이 높습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환경을 다 이용하여 일하는 자가 성공하게 됩니다.  

 

<結言>

  사사 입산, 엘론 압돈은 지극히 평범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 위치에서 자기의 사명을 잘 감당하므로 사사의 역할을 해냈습니다. 우리도 평범한 삶을 무가치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평범한 삶 속에서도 성실히 일하며 행복을 누리려 사명을 감당하면 가치있는 것입니다. 신앙생활도 평범하게 주일이 되면 교회 가고 소득이 생기면 일정한 헌물을 드리고 교회에서 맡은 자그마한 일을 성실히 감당해 나간다면 가치있는 삶입니다. 가정과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