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강해

<聖經> 시편143:1-12

<題目> 구원을 바라는 참회의 기도


<序言>   

  본 시는 다윗의 시로서 비탄시(lament) 혹은 참회시(penitential psalm)에 속합니다. 역사적 배경은 압살롬에게 왕위를 찬탈 당하고 쫓길 때로 생각됩니다. 70인역(LXX)과 벌게이트역(Vulgate)의 어떤 사본에는 '다윗의 시'라는 표제에 '그의 아들 압살롬에게 쫓길 때'라는 문구가 첨가되어 있다고 합니다. 본 시에 묘사된 다윗의 애절한 간청은 다윗의 그러한 상황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 시는 다윗은 원수들에게 억울한 핍박을 받으면서도 하나님의 자비로운 구원과 인도를 바라는 다윗의 기도입니다. 내용구조는 하나님에 대한 호소(1-2절), 현실에 대한 비판(3-4절), 과거의 구원에 대한 회상(5-6절), 구원에 대한 탄원(7-12절)로 되어 있습니다.  

 

<本論>

          1. 하나님에 대한 호소 (1-2절)

 

  1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시며 내 간구에 귀를 기울이시고 주의 진실과 의로 내게 응답하소서

  2 주의 종에게 심판을 행하지 마소서 주의 눈 앞에는 의로운 인생이 하나도 없나이다

 

  다윗은 하나님께 기도와 간구를 들어 달라고 하면서 주의 진실과 의로 응답해 달라고 했습니다 (1절). '의'에 해당하는 체다카(צדקה)는 '의로움' '공의'라는 뜻인데, 곧 언제나 옳게 계획하시고 판단하시고 행하시는 절대적 속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진실'에 해당하는 '에무나'(אמונה)는 계획하신 바를 성실히 이루시는 속성을 말하는데, 특히 언약 백성에 대해 가지신 목적을 반드시 이루어 가시는 의지를 말합니다. 다윗이 하나님의 속성을 두고 응답해 주실 것을 구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자신을 건져 주실 것을 구한 동시에 특히 하나님의 언약을 가진 자기를 건져 주실 것을 바라고 간구한 것입니다. 대적들의 핍박은 불의한 짓으로서 의로운 하나님이 의로운 판단을 하셔서 그들을 심판하고 자신을 옹호해 주실 것을 믿은 것입니다. 그리고 주의 종을 심판하지 말아 달라고 하면서 주의 눈 앞에는 의로운 인생이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 (2절). '심판'에 해당하는 '미쉬파트'(משפט)는 '법' '재판' '판단' '판결' 등의 뜻입니다. 자기를 심판하지 말아 달라는 것은 하나님이 재판을 열어 법대로 판결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는 의로운 인생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절대적인 의의 기준으로 볼 때는 하나님 앞에 의로운 자가 없기 때문에 하나님이 공의대로 판단하여 멸하신다면 다윗 자신도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 의미 가운데는 다윗 자신도 하나님 앞에 멸망받아야 마땅한 존재이지만 하나님께서 언약을 기억하셔서 긍휼을 베풀어 달라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불의한 자들로부터 고통을 받고 있지만 하나님이 공의대로 그들을 심판하되 자신에게는 언약관계가 있으니 긍휼을 베풀어 달라는 것입니다.    

 


          2. 현실에 대한 비판 (3-4절)

 

  3 원수가 내 영혼을 핍박하며 내 생명을 땅에 엎어서 나로 죽은 지 오랜 자 같이 나를 암흑 속에 두었나이다

  4 그러므로 내 심령이 속에서 상하며 내 마음이 내 속에서 참담하니이다

 

  다윗은 원수가 자기 영혼을 핍박하며 자기 생명을 땅에 엎어서 자기로 하여금 죽은 지 오래된 자같이 흑암에 두었다고 했습니다 (3절). '핍박하며'에 해당하는 기본형 '라다프'(רדף)는 '추격하다' '박해하다'의 뜻으로서 압살롬의 군대가 추격해오던 상황을 연상시킵니다. 그 때 얼마나 두려웠는지 압살롬에게 붙은 모사 아히도벨의 모략을 어리석게 해 달라고 기도할 정도였습니다 (삼하15:31). '엎어서'에 해당하는 기본형 '따카'(דכא)는 '부숴뜨리다' '다져서 조각을 내다'의 뜻입니다. 다윗은 핍박하되 원수가 자신을 땅 위에 내던지고 몸이 부숴질 정도로 짓이겨 땅 속에 묻어 버린 지 오래된 것처럼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심령이 속에서 상하며 마음이 속에서 참담하다고 했습니다 (4절). '상하며'에 해당하는 기본형 '아타프'(עטף)는 '쇠약하다' '졸도하다' '수의를 입히다'의 뜻으로 정신을 잃어 죽게 된 상태를 표현한 말입니다. '참담하니이다'에 해당하는 기본형 '솨멤'(שמם)은 '넋을 잃다' '경악하다' '황폐하다'의 뜻으로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을 받아 절망한 상태를 표현한 말입니다. 원수들의 핍박으로 큰 충격과 고통으로 절망에 빠질 정도의 고통 가운데 있는 심정을 표현한 것입니다. 다윗이 블레셋 장수 골리앗을 물매로 물리칠 정도로 담대한 사람이었으나 얼마나 극심한 곤경에 빠졌는지 두려움에 떨 정도였던 것입니다. 마치 22:1에서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 하여 돕지 아니하시오며 내 신음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리고 한 상태였던 것입니다.

 


          3. 과거의 구원에 대한 회상 (5-6절)

 

  5 내가 옛날을 기억하고 주의 모든 행하신 것을 읊조리며 주의 손이 행하는 일을 생각하고

  6 주를 향하여 손을 펴고 내 영혼이 마른 땅 같이 주를 사모하나이다 (셀라)

 

  다윗은 옛날을 기억하고 주의 모든 행하신 것을 읊조리며 주의 손이 행하는 일을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5절). 시인은 대적들의 핍박으로 인해 절망적인 상황에서 하나님이 과거에 행하신 일들을 기억하고 생각하고 읊조린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과거에 행하신 일이란 하나님이 이스라엘 역사에서 행하신 일들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도 자기 개인에게 행하신 일들을 강조한 것일 것입니다. 과거 이스라엘 역사를 보면 수없이 절망적인 상황에 있었으나 결국 하나님이 그 상황을 징계의 수단으로 사용할지라도 결국 언약을 지키기 위해 구해주셨습니다. 다윗의 개인적인 역사를 보아도 다윗이 양을 지킬 때나 골리앗을 대결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생명의 위협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이 함께 하여 주셨습니다. 사울왕이 창을 던질 때나 사울왕의 군사가 집을 포위했을 때나 사울왕이 라마나욧으로 잡으러 왔을 때도 하나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흑암처럼 암담한 상황에서 하나님이 행하신 일을 기억하여 묵상하고 되뇌이므로 하나님이 함께 해 주실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언약의 대상자가 잘못하여 징계할지라도 반드시 회복시켜 주실 것을 확신하려 한 것입니다. 그리고 주를 향하여 손을 펴고 영혼이 마른 땅같이 주를 사모한다고 했습니다 (6절). 주를 향해 손을 편다는 것은 하나님을 절대 의존하는 간구의 행동입니다. 시인은 자기의 힘으로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하나님만 절대적으로 의존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긍휼과 은혜를 간절히 구했습니다. 그 심정은 마치 메마른 땅이 물을 갈망하는 것 같았습니다. 가뭄에 물이 말라 땅이 갈라지는 것을 보는데 그 땅이 물을 갈망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한 것입니다. 42:1에는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고 했습니다.   

 


          4. 구원에 대한 탄원 (7-12절)

 

  7 여호와여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 내 영이 피곤하니이다 주의 얼굴을 내게서 숨기지 마소서 내가 무덤에 내려가는 자 같을까 두려워하나이다

  8 아침에 나로 하여금 주의 인자한 말씀을 듣게 하소서 내가 주를 의뢰함이니이다 내가 다닐 길을 알게 하소서 내가 내 영혼을 주께 드림이니이다

  9 여호와여 나를 내 원수들에게서 건지소서 내가 주께 피하여 숨었나이다

  10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니 나를 가르쳐 주의 뜻을 행하게 하소서 주의 영은 선하시니 나를 공평한 땅에 인도하소서

  11 여호와여 주의 이름을 위하여 나를 살리시고 주의 의로 내 영혼을 환난에서 끌어내소서

  12 주의 인자하심으로 나의 원수들을 끊으시고 내 영혼을 괴롭게 하는 자를 다 멸하소서 나는 주의 종이니이다

 

  다윗은 영이 피곤하여 무덤에 내려가는 자 같을 까 두려우니 하나님께서 속히 응답하여 얼굴을 숨기지 말아 달라고 했습니다 (7절). 기력이 완전히 고갈되어 죽을 정도가 되었으니 속히 구해 달라는 것입니다. 기진맥진할 정도의 심한 곤경 속에서 더욱 간절하게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인은 주를 의뢰하여 영혼을 주께 드리니 아침에 주의 인자한 말씀을 듣게 해 주시고 다닐 길을 알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8절).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 일찍부터 하나님의 응답을 듣기를 원한 것입니다. 그만큼 밤새 간절한 간구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그리고 또한 시인은 자신이 주께 피하였으니 원수들에게서 건져 달라고 했습니다 (9절). 하나님만이 대적의 공격에서 피할 수 있는 피난처로 알고 하나님이 보호해 주시기를 바란 것입니다. 그리고 또 주는 자기의 하나님이시며 주의 영은 선하시니 자신을 가르쳐 주의 뜻을 행하게 해 주시고 공평한 땅에 인도해 달라고 했습니다 (10절). '공평한 땅'에 해당하는 '에레츠 미쇼르'(מישור ארץ)는 '평평한 땅'으로서 평지를 말합니다. 울퉁불퉁한 땅은 걸려 넘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하나님이 성령으로 하나님이 기뻐하는 바를 알게 하여 행하게 해 주시므로 절망적인 상황에 빠지지 않게 해 달라는 간구를 한 것입니다. 실제로 다윗은 하나님을 의지하므로 온갖 대적들로부터 구원을 경험한 것에 대해 사무엘하22:37에서 "내 걸음을 넓게 하셨고 내 발이 미끄러지지 아니하게 하셨나이다"고 했습니다. 다윗은 또한 주의 이름을 위해 살려 주시고 주의 의로 영혼을 환난에서 끌어내 달라고 했습니다 (11절). '이름'에 해당하는 '셈'(שם)은 '지위' '권위' '명예'를 말합니다. 하나님이 이름이 높임받을 수 있도록 곧 하나님의 영예와 영광을 위해 주의 의로 구해 달라고 한 것입니다. '의'에 해당하는 '체다카'(צדקה)는 '옮음' '바름'으로서 하나님이 언제나 옳게 행하시는 성품적 의지를 말합니다. 하나님의 의의 성품음 악인을 심판하고 의인을 구원하는 것을 나타납니다. 하나님의 성품을 두고 자신을 악인들에게서 구해 주실 것을 구하는 동시에 그렇게 해 주실 것을 확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인이 하나님의 이름과 의를 두고 기도한 것은 하나님 중심적인 간구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인은 자신이 주의 종이니 주의 인자하심으로 자기 영혼을 괴롭게 하는 원수들을 끊어 멸해 달라고 했습니다 (12절). '인자하심'에 해당하는 '헤세드'(חסד)는 하나님이 언약 백성에 대해 가지시는 절대적인 사랑을 의미합니다. 다윗은 자신이 언약 백성에 속한 자일 뿐 아니라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구원을 위해 선택하여 사용하시려는 목적을 가진 종인 것을 확신하고 하나님의 절대적인 사랑으로 구해 주실 것을 간구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이유 때문에 대적을 멸하고 그들 가운데서 구해 주실 것을 확신하기도 한 것입니다.  

 

<結言>

  다윗은 극한 고난과 절망적인 시련 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때 아주 절망하거나 사람을 의지하거나 하나님을 원망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이름과 하나님의 의와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근거하여 구원을 요청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성품을 두고 구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자신을 선택한 목적을 위해 자신을 구해 주실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그것은 또한 확신이기도 했습니다. 극한 시련을 당하는 것은 자신의 잘못 때문에 징계일 수도 있고 영적 성숙을 위한 연단 차원에서 허락된 것일 수도 있지만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시련에 처했을 때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은 아름다운 신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