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강해


<序言>

  8장에서는 다윗이 대외적으로 주변국들을 모조리 정복하고 대내적으로 국가 조직을 견고히 했습니다. 본 장에서는 패망한 사울 왕가의 후손을 찾아 선대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장에서는 다윗의 신앙 인격을 볼 수 있게 합니다. 1-8절은 므비보셋을 찾은 다윗, 9-13절은 므비보셋을 선대한 다윗에 대한 내용입니다.

 

<本論> 

         1. 므비보셋을 찾은 다윗 (1-8절)

 

  1 다윗이 이르되 사울의 집에 아직도 남은 사람이 있느냐 내가 요나단으로 말미암아 그 사람에게 은총을 베풀리라 하니라

  2 사울의 집에는 종 한 사람이 있으니 그의 이름은 시바라 그를 다윗의 앞으로 부르매 왕이 그에게 말하되 네가 시바냐 하니 이르되 당신의 종이니이다 하니라

  3 왕이 이르되 사울의 집에 아직도 남은 사람이 없느냐 내가 그 사람에게 하나님의 은총을 베풀고자 하노라 하니 시바가 왕께 아뢰되 요나단의 아들 하나가 있는데 다리 저는 자니이다 하니라

  4 왕이 그에게 말하되 그가 어디 있느냐 하니 시바가 왕께 아뢰되 로드발 암미엘의 아들 마길의 집에 있나이다 하니라

  5 다윗 왕이 사람을 보내어 로드발 암미엘의 아들 마길의 집에서 그를 데려오니

  6 사울의 손자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이 다윗에게 나아와 그 앞에 엎드려 절하매 다윗이 이르되 므비보셋이여 하니 그가 이르기를 보소서 당신의 종이니이다

  7 다윗이 그에게 이르되 무서워하지 말라 내가 반드시 네 아버지 요나단으로 말미암아 네게 은총을 베풀리라 내가 네 할아버지 사울의 모든 밭을 다 네게 도로 주겠고 또 너는 항상 내 상에서 떡을 먹을지니라 하니

  8 그가 절하여 이르되 이 종이 무엇이기에 왕께서 죽은 개 같은 나를 돌아보시나이까 하니라

 

  다윗이 대내외적으로 평안을 얻었을 때에 사울의 아들 요나단과 맺은 언약을 기억하고 (삼상삼상20:11-17,42) 그 후손이 있으면 은혜을 베풀기 위해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사울의 종 시바(Ziba)를 찾게 되고 그를 통해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Mephibosheth)이 로드발에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됩니다. '로드발'은 '목초가 없는'이란 뜻을 가진 것을 보아 요단강 건너 마하나임 근처의 척박한 황무지였던 것 같습니다. 다윗이 로드발로 사람을 보내어 당시 므비보셋을 찾아왔는데 그는 절름발이었습니다. 사무엘상 31장에 보면 블레셋과 이스라엘 이 길보아 산에서 전쟁을 했을 때 사울과 요나단과 아비나답과 말기수아도 전사했습니다. 그 때 사울과 요나단의 전사소식이 전해지자 유모가 5살 난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을 안고 도망했습니다. 유모가 급히 도망한 까닭에 므비보셋을 놓쳤다가 그 때 다쳐서 절뚝발이가 된 것입니다 (삼하4:4).

 

  다윗이 신하들을 시켜 므비보셋을 데려왔는데 다윗이 그를 볼 때에 심히 떨고 있는 표정이었을 것입니다. 사울 왕이 죽은 후 다윗이 왕이 되었으므로 다윗이 당연히 사울의 후손을 죽이려 할 것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동서양을 무론하고 새로 난 왕권이 지난 왕손을 다 진멸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고, 무엇보다도 다윗은 평생 사울왕에게 쫓겨 다니는 원수지간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런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다윗은 두려워 하는 므비보셋에 두려워 하지 말라고 하면 안심시켰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요나단과 언약을 맺은 대로 은총을 베풀겠다고 했습니다. 그 은총의 내용은 사울의 종 시바와 기브아에 있던 사울의 사유지를 다 주겠다는 것이고, 자식처럼 식탁에 함께 참여하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므비보셋은 다윗의 호의에 감격하여 절을 하며 "이 종이 무엇이관대 왕께서 죽은 개 같은 나를 돌아보시나이까" 라고 했습니다. 다윗의 긍휼과 신의를 엿볼 수 있습니다.

 

  다윗에게 있어서 므비보셋은 원수의 후손었습니다. 그리고 다윗이 유다 장로들을 중심으로 왕이 되었을 때 사울의 군장 아브넬이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을 데리고 마하나임에서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웠던 것처럼, 사울의 손자인 므비보셋도 정치적 위협이 될 수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척박한 곳에서 남의 보호를 받으며 숨어 살아가는 그를 찾아 심리적으로 안정을 시켜 주고 자식처럼 식탁교제를 하고 앞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종과 땅을 주겠다고 하는 것은 긍휼과 사랑을 베푼 것입니다.

 

  이것이 다윗의 인품이고 주님의 모본입니다. 다른 사람을 긍휼히 여기는 자는 하나님께 긍휼함을 얻게 됩니다 (마5:7). 그러므로 긍휼히 여기는 자가 복이 있습니다. 잠언25:21-23에 "네 원수가 배고파 하거든 식물을 먹이고 목말라 하거든 물을 마시우라 그리하는 것은 핀 숯으로 그의 머리에 놓는 것과 일반이요 여호와께서는 네게 상을 주시리라"고 했습니다. 로마서 12:14에는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또 로마서12:17-21에 "아무에게도 악으로 악을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평화하라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우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고 했습니다. 우리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쉬우나 우리에게 잘 대해주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기란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율법의 대강령입니다 (눅10:27).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주님이 주신 새 계명입니다 (요13:34). 사랑하는 것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하나님을 아는 자입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는 자입니다. 요한일서4:7-12에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사랑하는 자마다 하나님께로 나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 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저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니라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위하여 화목제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니라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 어느 때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만일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느니라"고 했습니다.

 


         2. 므비보셋을 선대한 다윗 (9-13절)

 

  9 왕이 사울의 시종 시바를 불러 그에게 이르되 사울과 그의 온 집에 속한 것은 내가 다 네 주인의 아들에게 주었노니

  10 너와 네 아들들과 네 종들은 그를 위하여 땅을 갈고 거두어 네 주인의 아들에게 양식을 대주어 먹게 하라 그러나 네 주인의 아들 므비보셋은 항상 내 상에서 떡을 먹으리라 하니라 시바는 아들이 열다섯 명이요 종이 스무 명이라

  11 시바가 왕께 아뢰되 내 주 왕께서 모든 일을 종에게 명령하신 대로 종이 준행하겠나이다 하니라 므비보셋은 왕자 중 하나처럼 왕의 상에서 먹으니라

  12 므비보셋에게 어린 아들 하나가 있으니 이름은 미가더라 시바의 집에 사는 자마다 므비보셋의 종이 되니라

  13 므비보셋이 항상 왕의 상에서 먹으므로 예루살렘에 사니라 그는 두 발을 다 절더라

 

  다윗왕은 나라가 안정을 찾자 전에 요나단과 맺은 언약을 기억했습니다. 그래서 사울의 손자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을 찾아 그를 안심시키고 자식처럼 식사를 왕의 식탁에서 함께 하도록 하고 그에게 사울을 섬기던 종을 붙여 주고 사울의 소유지인 밭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다윗은 그 말대로 므비보셋에게 왕자 중 한 사람처럼 항상 왕의 상에서 먹도록 했습니다. 또 므비보셋에게 사울왕의 사환으로 있었던 시바와 그를 따르는 자들을 종들을 주어 공궤하도록 했습니다. 시바의 아들은 15명이고 종은 20명이나 되었습니다. 또 므비보셋에게 사울의 소유지였던 밭들을 주었습니다. 다윗이 므비보셋에게 그와 같은 호의를 베푼 것은 요나단을 생각해서였습니다 (1,7절).      

 

  요나단은 생명의 은인이었습니다. 블레셋과 전쟁에서 승리한 후 요나단은 다윗에게 자기 옷과 칼과 활을 주었습니다 (삼상18:3-4). 사울왕이 궁중에서 모든 신하들에게 다윗을 잡아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을 때도 다윗에게 미리 알려 은밀한 곳에 숨게 했습니다 (삼상19:1-3). 사울왕의 의중을 확실히 알아본 다음 다윗을 죽이려는 마음이 확실히 있다는 것을 알고 다윗으로 하여금 도망하게 했습니다 (삼상20:4-42). 다윗은 비록 자신을 죽이려 하는 사울왕의 아들이지만 그가 베풀어 준 은혜를 잊지 않고 그 후손에게라도 갚으려 했습니다. 빚을 갚을 사람이 죽으면 그 자손에게 갚지 않은 현대인들과는 사뭇 다릅니다. 하나님의 은혜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은혜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사무엘상 14장에 보면 요나단의 용감무상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요나단이 블레셋 수비대를 친 일로 블레셋 대군이 믹마스에 올라왔을 때 요나단은 병기든 소년 하나를 데리고 "우리가 이 할례없는 자들의 부대에게로 건너가자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일하실까 하노라 여호와의 구원은 사람의 많고 적음에 달리지 아니하였노라"하며 블레셋 군 진영에 적전상륙(敵前上陸)하였습니다. 하나님이 블레셋 군을 자기에게 붙이셨다는 징표를 확인하고는 그들의 진을 공격해 두 사람이 반일경 지단에서만 20명 가량을 죽였는데 그 모습을 본 히브리인들도 요나단에게 합세하여 블레셋 군을 쳤고 숨어 있던 이스라엘 군사들도 그 소식을 듣고 나와 블레셋 군을 함께 쳐 블레셋을 완전히 물리쳤습니다. 사무엘상 17장에 보면 다윗은 블레셋 장수 골리앗을 물리칠 때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가노라" 하면서 나아가 물매로 골리앗을 쓰러트리고 그의 칼을 빼어 목을 베므로 이스라엘이 승리하게 했습니다. 그 때부터 두 사람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과 하나님의 나라를 사랑하는 믿음이 같아서 서로 통하고 사랑하게 된 것입니다.  

 

  다윗과 요나단은 진실로 서로 사랑하였습니다. 다윗이 사울을 피해 도망해야할 상황이 생기자 다윗과 요나단은 불과불 헤어지면서 언약을 합니다. 그 언약 가운데 요나단은 다윗이 왕이 되더라도 자신을 해하지 말고 후손을 해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이 있었습니다 (삼상20:14-15,42). 다윗은 그 요나단의 부탁과 그와 한 약속을 기억하고 지키기기 위해 므비보셋을 찾아 자기 명예와 부를 회복시켜 주었습니다. 약속을 헌 신짝처럼 어기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대조를 이룹니다.

 

<結言>

  다윗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뿐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받은 바 은혜를 잊지 않고 약속에 대해 신의(信義)를 지키는 사람이었습니다. 기독교인들에게 요구되는 인품 의식입니다.